형은 형입니다
등록일0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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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형이었습니다.
동생은 시건머리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글을 배웠다고 해서
시건머리가 커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막내는 영원한 막내인가 봅니다.
나이가 들어도 막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나 봅니다.
혼자서 해결하고 조용히 보내야 할 일도 동생은
막무가내 떠들어 샵니다. 막내는 해야할 도리도
못다 합니다. 귀여움만 받고 살아서 그런지 받기만
원하지 주는 것은 모릅니다.
형이 아플 때 형은 동생한테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걱정을 할까봐 병원에서 방구도 뀌지 않았습니다.
그 냄새 맡고 동생이 찾아 올까봐 그랬답니다.
형수가 아파서 대 수술을 할 때에도 형은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고 형이 직접 병간호를 하고 어려움을
형 혼자서 도맡아 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나자 형은
우리에게 귀뜸만 했습니다.
형은 거룩한 형입니다.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할 거룩한 형입니다. 동생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나이 차이가 그렇게 나도 친구같이 대해주시는
우리 형입니다. 형을 존경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고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우리 형입니다.
어제 형과 형수가 병원에 오셨습니다. 형님 뭐할라고
오셨는교? 이렇게 말했다가 형에게 호되게 당했습니다.
형은 그 말이 아주 섭섭하게 들렸을 겁니다. 그러나 동생인
나는 그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형이 아플때,
형수가 아플 때 변변히 병간호 한번 못한 죄책감이 앞서기
때문에 그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형은 동생을 위하여
집안의 어려움을 속으로 삭였는데... 이놈은 떠들어 댔으니 ..
젊어도 동생이 젊고 고생해도 동생이 해야 하는데......
형님이 마냥 고맙기만 합니다.
우리 엄니 고생하니까 형이 학교에 안가고 농사를 지으면
엄마가 몇 십년을 더 살 것이라고 하시던 형님의 그 고귀한
뜻을 이 동생은 아직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습니다.
동생은 형님이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안동고등학교에 다니실 때 쌀을 아껴 사 주신 노오란 장화가
너무 이뻐서 아끼다가 아끼다가 발이 커지는 바람에 옳게
신지도 못하고 버렸지만 마음 속에는 그 장화가 항상 남아
있습니다.지금도 장화는 없지만 형님의 마음은 고스란히
나의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형은 바로밑에 동생이 있었지만 이 못난 동생을 유난히 좋아
했습니다. 나도 형을 좋아했습니다. 뭐라 해도 나는 형이
좋았습니다. 독가촌에서 형만 따르던 그 시절이 아직도 나의
마음 속에는 너무나 젊게 남아 있습니다.
나는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래도 가장 아껴주고 허울을 덮어주는
사람은 다름아닌 형이라고....
형! 나는 형이 있어서 좋습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도
어리광을 부릴 수 있으니까요.. 형님.. 고맙습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미처 형의 깊은 속을 따라잡지 못하고 항상 동생일 수 밖에 없는...
하지만 넘치는 우애와 사랑...
왠지 가슴이 벅차오르며 감동의 눈물이 고입니다.
나 힘든 것 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
나 힘든거는 조금 뒤로 미뤄두고 동생 힘든거를 먼저 걱정하는 형의 마음...
그것이 우리가 지키며 살아가야할 사랑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과 사람간에...나보다 널 먼저 걱정하 [06/03-15:32]

혈육이든,이웃이든,친구이든...
우리 동생들한테 어떤 언니 누나가 되고 있는지
이기적으로 나만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 [06/03-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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