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 피던 내 고향
등록일0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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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한 별빛이 초가 자붕을 덮을 때면
내고향 밤 하늘엔 은하의 강이 흐르고
모깃불 오르는 돗자리엔 박꽃 웃음이 하얗게 피어난다.
이슥한 반이면 순이네 댓돌위엔
고무신 두 켤레가 속삭이며 이슬을 맞고 있었다.
서늘 바람에 잎은 시들고
영근 박이 윤이나는 씨를 드러내고 있을때
막 꽃진 애박처럼 솜털 보송 보송한 순이는
흥부네 박 같은 씨를 안고 수줍은 눈빛으로 인사를 했다.
내 고향 박꽃은 다시 피는데
지붕은 썩은 쇠가 주저 앉고
빈 순이네 집 댓돌에는 잡초가 지켜앉아 모가지가 길었구나.



지금은 볼 수 없는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군요.
박꽃은 다시 피어도 잡초만 무성한 모가지만 길어진 기다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07/04-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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