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불유시(多不有時)에 얽힌 이바구
요즘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보고나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수세식 화장실에다가 감촉좋은 두리마리 화장지를 원도 한도 없이 둘둘 손에 말아서 엉덩이를 닦는다. 냄새도 별로 나지 않으니 양변기에 앉아서 신문도 보고
껌도 쫙쫙 씹어 가면서 배변의 즐거움을 맛본다. 너무 좋다가 보니 회사에 나와서
한시간 이상 화장실에서 사는 싸가지 없는 놈들도 있다.
왕거이 어릴 때에만 해도 먹고 싸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건만, 먹는 것이 겁났다.
먹으면 싸야 하는데 화장실에 가는 것이 도살장 가는 것 만큼이나 싫었다.
화장실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나무 두개를 걸쳐서 놓은 발판은 어린 녀석
에게는 빠질까 두려웠다. 급하여 시원하게 뒤를 보는것 까지는 좋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다. 엉덩이를 닦을 종이가 없다.
그 시절에는 신문지도 귀했다. 우리집은 신문볼 형편도 못됐다. 화장실 앞에는
문도 없었고 짚단을 기둥에 묶어 놓았을 뿐이다. 짚훼기를 여러번 접어서 엉덩이를 닦아야 하는데 짚이 얼마나 억센가! 어린아이의 연하디 연한 엉덩이를 무식하고
억센 짚으로 닦았으니 피가 난적도 한두번이 아니고 따갑고 아픔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러니까 변소에 가는 것이 어찌 두렵지 않았겠나?
여름이 되면 화장실에 가는 것이 더욱더 싫다. 냄새가 지독하여 가기 싫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굵다란 구더기들이 화장실 벽을 타고 굼실굼실 기어올라 와서
조자앉아 있는 발위로 기어 올라 온다. 비가 올듯한 궂은 날이면 더더욱 많이
기어 올라온다. [아고 궁실맞은 구더기.. 밟으면 툭툭 터지는데..생각만 해도
속이 매스껍다]
장마철이 되면 앉아서 큰걸 보지 못한다. 빗물이 변소안에 가득 차서 풍덩~
소리가 나기전에 벌떡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덩이가 떵물 세례를 한껏
받기 때문이다.
왕거이 바로위에 형.. 부실한 재래식 화장실에서 응아~ 하다가 발판이 부서지면서
똥통에 퐁당 빠져서 우리 어머님 냄새나는 형 데리고 집앞 도랑에 가서 씻기고
똥떡도 해 먹였다.
컴컴한 그믐밤에 부엉이 소리는 부엉! 부엉! 들리는데 뒤가 마려우면 무서워서
혼자 변소에 못가고 어머님 손을 이끌고 나와서 집앞 거름터에 앉아 응아를 하면
우리집 삽살개는 보드라운 혀로 엉덩이를 핥아 주던 어릴 때의 기억이 아리삼삼
하다.
요즘은 얼마나 좋으냐! 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먹고 싸는데는 별로 고충이 없지 싶다. 가정의 화장실.. 방안보다 더 깨끗하다.
술먹고 들어와서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밤새도록 잠자는 사람도 있다.
내가 아는 누구는 술을 딥따 마시고 화장실 양변기에 앉는다고 엉덩이를 맞추다가
술이 너무 취해서 변기 모서리를 콱 박고는 앞으로 꼬그라져서 타이루에 얼굴상판 부딪혀 시퍼런 멍이들고 서방한테 외출금지령 까서 받았다는 후설도 들었다. 불곰댁: 아련한 추억속으로 떠나보는 아침입니다....행복한 오늘 되십시요~~~~ [07/04-11:54]
눈송이: 에구...마악 밥먹었는데...
금방 먹은 돈까스가 메슥거리네요.
시골 외가에 가면 무서워서 화장실 가기 디게 겁났다요.
그래서 밤에는 화장실에 안가구...후후~그전에 475 어떤님이 달빛이 처연한데
보름달같은 처자 하얀 엉덩이를 봤다하드만...
건님 글을 보며 화장실의 역사를 보는 듯 합니다. [07/04-15:33] 현우: 아주 리얼하게 표현하셧군요....추억의 측간이야기 아주잘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넘넘 잼있군요... [07/04-22:16]
이쁜이: 진짜얘기인지 알수가 없네요. 요즘아이들 비데가 없는 화장실은 못간다고 아우성인데...정말 대단한 변소입니다 ^^... [07/08-07:52]
윤태식: ㅎ완도군노화도 섬마을에 갔던 어린기억이 되살아 나네요...내려다 보니 어른키 몇길이나 될듯 한없이 깊게만 보이는 바닥에 흑돼지가 살아서 떨어지는걸 받아 먹어 사는 녀석...식수를 샘물로 물갈이 할라치면 흐물흐물한게 나오는데 그게 돼지머리에 떨어지면 무작정 흔들어 대니...에고...여기저기 튀어 박히는지라...(이쯤만 ㅎ) [07/1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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