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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로 여는 오후

등록일03-10-05 조회수87 댓글0

    10월 엽서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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