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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송년사 -정용철-

등록일04-12-26 조회수92 댓글0


새싹이 돋고 꽃이 필 때. 키가 자라고 잎이 커 질때,
그 때는 모든게 순탄하리라 믿었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부드러운 바람 맞으며 새소리 듣고 자라면
좋은 열매만 많이 맺을  줄 알았습니다.
어느 날 가뭄이 들어 목이 말랐습니다.
어느 날은 장마로 몸이 물에 잠겼습니다.
어느 날은 태풍이 불어와 가지를 부러 뜨렸고
어느 날은 추위로 잎을 모두 떨구어야  했습니다.

옴몸이 상처투성이고 성한 잎. 온전한 열매 하나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보며 슬퍼하지 마십시오.
나의 지난 한 해는 최선을 다했기에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다시 새해가 오면 나는 또 꽃을 피우고 잎을 펴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상처와 아픔을 알지만...

*사람사는 이치를 나무에 비유에 신랄하게 표현한 이글 너무 멋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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