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젊은 연출가 五目전 "우리 오마니 살아계실적에"
오목전 네번째 작품인 "우리 오마니 살아 계실 적에"
마당 가운데엔 평상 하나, 울타리도 정겹고 전통 한옥 문짝이랑 토방에 고무신 한켤레,
마루엔 마늘 자루, 곶감이 주렁주렁..
갈매기는 끼룩끼룩, 밤엔 개짓는 소리도 들리는 고즈넉한 바닷가 풍경.
황해도 해주가 고향이던 서미자 할머니는 천연두엔 걸린 아들을 친정에 맡겨두고 돌아오던 중 6,25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남편과 남쪽으로 피난을 가게 된다.
피난길에 남편은 죽고 홀로 떠돌아 다니다 재혼을 하게 된다.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도 북에 두고온 자식 생각이 떠나질 않던...
재혼해 낳은 자식들은 성공해서 서울에서 살지만 여전히 홀로 시골집에서 살기를 고집한다.
북에 두고온 갓난쟁이 아들이 그리울 때면 빛바랜 사진을 꺼내들고 멍하니 바라보곤 하면서 피붙이를 향한 그리움이 가슴속 응어리진 한이 되어 유방암을 앓게되고 마는...
어느날인가 TV를 보다 캐나다에 사는 박준태란 사람의 인터뷰를 듣게 되는데
북조선이 고향이며 남한에 계실지도 모를 오마니를 찾는다는 방송.
충격으로 쓰러지게 되자 자식들은 시골집으로 모두 모인다.
그동안 어머니의 가슴앓이를 전혀 몰랐던 자식들은 그제서야...
그아들이 오마니를 찾아와 큰절을 올리며 서로의 그리움과 서러움을 토해낼 때
눈물샘을 자극하고 만다.
이후 8개월동안 그아들과 너무나 곱고 행복하게 살다 돌아가셨다는...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소재지만 객석 여기저기선 훌쩍거림이 들린다.
나역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음을 어쩌랴.
물론 할머니역 하신 분의 분장이 어설프게 보인다.
연기는 무척 열심히 하셨지만..
그리고 시누이역 하신 분은 올케에게 시종 일관 소리를 지르니 강약 조절이 아쉽고..
자연스럽지 못한 장면 전환도 눈에 띄고
가끔 극에 어울리는 배경 음악도 잔잔히 들려주었으면 좋았으련만...
하지만 젊은 연출가들의 실험 무대인만큼 큰박수 보내고 싶다.
극을 보는 내내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고...
물질적인 효도도 필요하지만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등두드려 드리고
말동무 되어드림이 효도임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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