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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의정부 예술의 전당 다녀오다

등록일05-02-06 조회수98 댓글0

극단 여행자의 새해 첫 작품인 연극 <소풍>
천상병 시인의 삶을 그리기 위해 일대기를 연극으로.
차세대 연극인으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 양종웅님. 시인역은 정규수님.

시를 사랑하는 청년이었던 천상병은 동백림 간첩 사건에 휘말리면서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 황폐증에 걸리고 만다. 고문 장면을 어찌나 실감나게 연기하던지 관객들 모두 숨죽인채 숙연해진다. 전기고문, 물고문, 시집이 찢겨져 날릴 때 지르던 비명이 아직도 들려오는 듯하다.그의 분신과도 같았던 시집...
무대 한쪽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에서 가끔 감미로운 선율이 흐른다.
시인이 클래식에 상당히 조예가 깊었기에...특히 그분이 좋아했던 브라암스곡들.

박환님이 그의 시들을 노래로 만들어 들려준다.
귀천, 편지, 동창, 푸른 것만이 아니다....
너무도 잘아는 내용인지라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극의 여백을 라이브로 가득 채워주니 참 좋았다.
친구의 여동생인 목순옥과의 러브 스토리.
술에 찌들고 폐인처럼 살아가던 시인을 보살피는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
자유롭고 맑은 그의 영혼을 사랑했기에 가능했으리라.
다음 인사동길엔 그분이 운영한다는 찻집 "귀천"에서 모과차 한잔 마시고 싶다.

남자 배우들이 그로테스크한 의상으로 새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얀 빛깔의 고귀하면서도 여린 깃털들의 펄럭임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의 순수한 마음을 형상화하는 듯...
바람은 소리없이 이는데
이하늘 저 하늘의 순수 균형을
그토록 간신히 지탱하는 새 한마리.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는 시인은 다음에도 새로 태어나고 싶어한다.
나도 새로 태어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는데...
훨훨 날고 싶은 자유를 향한 갈망이런가.
삶이 버겁게 느껴진다.남들은 네가 무슨 걱정있냐고 하지만..
삶이란 고뇌의 연속인 것을..

나 하늘로 돌아가는 날
시인처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름다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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