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나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도 좋지만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란 여행기로 유명한 시인 류시화님.
감칠맛나는 문장이 돋보였던 인도 여행기를 읽으면서 참 많이 웃었던 기억이...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그분이 번역한 책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호주에서 의료활동하던 백인 여의사 말로모간은 도시에서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원주민을 보면서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방충망 사업을 권하면서 그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던 어느날, 사막에서 열린 원주민 집회에 초대받는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주민인 예순 두명의 참사랑 부족과 석달동안 긴 도보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몸에 지닌 모든 것은 소각하고 오로지 60센티 딩고 가죽하나만 지닌채
신발도 없이, 마실 물도 없이,아무런 먹을 것도 없는 상태로 방랑은 시작된다.
원주민들은 매일 아침마다 15분 정도 동쪽 태양을 향해 의식을 치른다.
아침기도이자, 명상이고, 대지에 있는 모든 것들과의 대화 시간이라 할 수있는...
수많은 뱀들과 거미 그리고 덤불 파리등으로부터 살아 남을 수 있는 것도 동식물들을 향해 자신들의 마음을 전하는 의식때문이리라.
목소리는 노래와 축제와 치료를 위해 있는 것이라며 그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30킬로미터나 떨어진 사람과 텔레파시로 의사소통하는 놀라운 모습을 목격하면서 그들에게서 마음으로 대화하는 방법도 배운다.
동물의 오줌보를 물통으로, 잎사귀를 접시 삼아, 보기에도 끔찍한 구더기처럼 생긴 벌레로 멋진 찜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그들은 특별히 식사시간이 정해져있지 않고 동물이 눈 앞에 나타나 먹이감이 되고자 자청했을 때만 살생을 한다.
원주민이 6미터 아래 뾰족뾰족한 돌무더로 추락하여 뼈가 심하게 부러지고 5센티미터나 튀어나오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주술사와 치료사,환자 세명이 찬양하듯 부르는 노래와 간단한 동작만으로 치료는 끝나고 다음날 절룩거리지도 않고 걷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놀라움에...
마치 의사에게 신비로운 체험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일어나기라도 한것처럼 느껴지는 사고를 지켜보면서 그들과 서서히 하나됨을..
여행이 끝나갈 즈음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 안내받는다.
그들의 역사를 기록하고,진리를 가르치며,가치있는 역사적 유물을 보존하는 신성한 동굴로.
부족의 어른이 말씀하신다.우리의 시대는 끝났노라고.
비내리는 것이 이미 달라졌고,더위는 날로 심해지고,동식물의 번식이 줄어들고 있다고...
의사는 무기가 없는 그들만의 위기 대처인 둔갑술도 배우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진정한 삶임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이 귀한 체험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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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내마음은 어느새 인도로 향하고 있었다.
인도 여행기를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였을 뿐 내가 가보고 싶단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얼마전 선배 언니가 인도 여행을 제안했을 때
"나 비위 약하잖아요. 거기 가면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의사의 체험을 보노라니 인도의 불결한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할 자신이 생기면서 내 마음은 열리고 있었다.
바라나시, 아~~생각만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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