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
며칠후면 그동안 정들었던 동료들과 헤어지게 되는지라 오늘은 쫑파티의 날이다.
1차는 앤티크풍 장식이 돋보이는 식당으로.
페치카가 딸린 별관에서 한정식을 주문하고 고풍스런 실내를 둘러보았다.
청사초롱, 홍사초롱, 목화솜틀, 징, 시계, 망태, 앤티크풍 가구들...
한쪽 벽면에 걸린 멋진 시가 눈에 띄었다. <그를 만났습니다>
우린 장난끼가 발동하여 선배님은 <그를 찾습니다>,
난 <그를 만나고 싶습니다>로 바꾸어 낭송하니 박장대소하느라...
지난 일들 회상하며 이런저런 얘기나누다 후식으로 군고구마를 먹고 2차는 노래방으로.
놀기 좋아하고 다재다능한 선배언니는 내심 나이트를 가고 싶어하신다.
'봄에 한번 갔음 되지 일년에 두번씩이나 갈 일 있나...' 차마 반대는 못하고 가만있으니 후배들이 오랫만에 노래방으로 가자고 한다.
난 노래에 소질이 없는지라 끝날 무렵 한두곡 부르고마는 스타일인데
후배들 어찌나 노래를 잘하던지 정말 듣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직업 바꿔. 바꿔. 가수해라.."
김건모의 my son이란 노래는 첨들었는데 가사가 정말 잼있다.
장윤정의 어머나를 첨듣는다고하니 "그래요오?~~"다들 못믿겠다는 표정이다.
에구..가만있을걸 나이 먹은 티를 팍팍내고 있고 초이.
노래 못한다고 평소에 단 한번도 노래 부른 적 없던 후배 희정이가 노래 부르겠다고 자청해서 모두 놀랬다. 마음 씀씀이가 정말 곱디 고운 희정이가 근무지가 바뀌어 떠나는 날 위해 한 곡 부르겠노라고...
<사랑의 미로>음정,박자가 잘 안맞는데도 최선을 다해 부르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감동.감동.
3차는 술한잔 할까, 차를 마실까, 라이브 카페를 갈까...
라이브 카페는 차값,술값도 비싼데 잠시 있긴 너무 아깝다고 그냥 카페로 가기로 결정.
<아낌없이 주는 나무>란 카페에 들어서니 아늑하고 참 좋았다.
나무란 간판을 보니 생각나는게 있군...
요즘 유행하는 시리즈 얘기하며 웃기도 하고 올해 계획들도 얘기하면서 도란도란.
착하고 서로 양보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멤버들과 같이 근무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그를 만났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반갑게 차 한 잔 할 수 있는
그를 만났습니다.
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
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
그를 만났습니다.
내가 아프고 괴로울 때면
가만히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를 만났습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어디 먼곳에 있더라도
한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를 만났습니다.
이 땅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그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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