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신의 작가 최인호님
예순이 지난 연세에 한달에 원고지를 600장씩 쓰는 작가 최인호님.
희곡과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고 다양한 형태로 예술에 참여하면서 대작들을 줄기차게 생산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비법이라면 일과 휴식, 취미를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즐겁게 일을 하고 스트레스를 적당한 긴장감으로 즐기면서...
또한 모임을 만들지 않고 무리에 끼지 않으며 홀로 일하고 홀로 산속을 걷는다 한다.
청계산 비탈진 산길을 매일 한시간 반씩 뛰듯이 걸으며 자신만의 비밀의 샘물에서 힘을 얻는다고....
"아, 근사하게 늙어간다니 참 고맙네요. 젊었을 땐 나처럼 욕심이 많은 사람도 없었을거에요. 마치 줄이 너무 많이 연결되어 누전될 위험이 많은 전선같았죠. 나이들어 욕망의 가닥이 정리되어서인지 단순한 삶이라 집중도도 높고 전압도 높아진 느낌이에요.요즘들어 행복하다는걸 자주 느껴요."
길없는 길, 별들의 고향, 불새,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상도, 돌의 초상, 해신등
그리고 오래전에 샘터에 연재했던 <가족>
1권 신혼일기, 2권 견습부부, 3권 보통가족, 4권 좋은 이웃, 5권 인간가족
한국 불교계의 거봉 경허스님을 그린 <길없는 길>에선 고승들의 세계를 심오한 필력으로 이어가던 모습이 강하게 남아있는데..
가족 시리즈중 신혼일기는 가난한 시절의 가슴 찡한 사연들도 있지만 곳곳에 개그맨 이상으로 웃게 만든 표현들이 많다.
결혼하고보니 아내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점이 두가지가 있다.
외모상으로 따진다면 그하나는 발이 무지무지 못생겼다는 것이요. (이유를 아내는 다음과 같이 변명하곤 한다. 기성 구두를 사 신으면 그렇게 되곤 한다는 것이다.)
또하나는 젖가슴이 절벽위에 꽂힌 압정 정도로 작다는 것이다.
어느편이냐 하면 솔직히 말해서 나는 여인의 젖가슴은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내로서
신혼 첫날밤 아내의 젖가슴을 확인하고 난 후 나는 절망절망절망 망절망절망절하였던 것이다.
그사실을 어느날 아내는 눈치챘는지 다음과 같이 변명하였다.
"이봐요, 젖가슴의 크기는 IQ에 반비례한다구요. 해외토픽 못 봤어요? 가슴이 크면 IQ가 나쁘다구요."
그야 물론 인생을 같이 살 여편네가 IQ가 다소 나쁘더라도 가슴이 큰것이 좋으냐,
머리는 좋지만 가슴이 작은 것이 좋으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후자를 택하긴 하겠지만,
그렇다면 내용물은 별볼일 없는 과자의 포장지가 크듯 그 자그마한 가슴은 도대체 뭣때문에 우람한 젖싸개로 내 눈을 속여야만 했는지 기분더럽게 야속했더란 말이다.
부부싸움을 할 때는 연애시절의 버릇없고, 교양없고, 되먹지못한 반말지거리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얘, 치사하다. 치사해.니가 뭐니.니가 뭔데 그래."이런 식이다.
참 울화통이 터질 노릇이다.우리는 참 잘도 싸운다.
싸우기 시작하면 아내는 누가 황씨아니랄까봐 황씨 고집이 폭발한다.
누가 도대체 요즘 여인들의 교육을 시키고 있는가.
정말 너무한다. 지려고 들지를 않는 것이다.
꼭 이겨야 한다는 필승의 신념이 아내의 얼굴에 팽배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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