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이스트우드
책과 영화를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사진 작가 킨케이드(클린트이스트우드)와 농부의 아내 프란체스카(메릴스트립)
실화 소설을 바탕으로한 두사람의 노을빛닮은 러브 스토리.
킨케이드는 아이오와의 시골에 고풍스런 다리를 찍으러 와서 프란체스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숨이 막힐 것 같은 분위기에서 견디기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예이츠의 시를 암송하는 감성을 지닌 그녀.
남편과 가족을 버리고 그와 함께 떠나지는 못하지만 무척이나 사랑했던 그와의 짧은 사랑을,
그 추억을 평생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킨케이드 역시, 언젠가는 단한번이라도 그녀를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수십년을 고독하게 살다가 끝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기에 그토록 애절하고 아름다웠을까.
그 영화를 보는내내 왜그리도 가슴이 뭉클했던지...
예이츠의 시를 인용한 사랑의 밀어들. 낭만적이면서 서정적인.
아픈 마음 삭히려는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절제된 내면 연기.
그리고 그녀를 향한 킨케이드의 무한한 사랑.
"내가 사진을 찍어온 것. 그 많은 곳을 다녀온 것은 바로 당신을 만나고 사랑하기 위해서였고, 이렇게 확신에 찬 감정을 느껴본 것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오."
올해 75세의 노장 클린트이스트우드.
이번엔 "밀리언 달러 베이비"란 작품으로 노년기에 대작을 탄생시키니 참으로 대단하다.
공포 영화나 권투는 무척 싫어하는데 그분의 작품이기에 보고싶은 마음이...
30대 여성 복서와 늙은 드레이너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으며
매기역의 힐러리 스웽크의 연기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아내와 딸이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인 프랭크.
어머니와 형제가 있지만 차라리 고아보다 못한 매기.
스승과 제자처럼, 때론 아버지와 딸처럼...
링 밖에서 찾은 가족보다 진한 사랑.
'모쿠슈라'에 가슴이 저려오는 감동과 슬픔을 느낀다.
승승장구하던 매기가 시합에서 사고를 당하자 킨케이드가 간호하면서 들려주던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의 호수'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과 함께 나의 애송시이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는지도...
제77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클린트이스트우드.
온통 주름진 얼굴에서 편안한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 진정에서 우러나는 박수를 보내며 또다른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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