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요즘 인기짱인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공연중인 대학로 축제 소극장.
너무도 현실적이면서도 또한 현실 도피의 공간이라는 이중성을 가지기도 하는 여관이라는 컨셉을
사차원적인 퍼즐로 펼쳐놓은 무대 디자인이 돋보였다.
영어의 드로잉, 프랑스어의 데생에 해당하는 소묘.
소묘같은 느낌의 사랑..
덧칠하지 않은채 선 그자체만으로 표현하는...
"싸움같은 인생에서 사랑은 소풍같은 선물이다"라는 주제로 다섯개의 풍경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여관방에서 펼쳐졌다
하나, 사랑과 우정에서 갈등-- 노총각,노처녀.
오랜 친구사이인 두사람사이에 토닥토닥 싸우면서 사랑이란 감정이 비집고 들어온다.
여자 주인공의 통통튀는듯한 연기가 참 좋았다.
둘, 습관적 만남--오래된 연인
개그맨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 남자는 여자를 위해 웃기지만 이제 그녀는 지겹다...
셋,사랑은 축적된다--경상도부부
부산 회사에서 해고당한후 서울 여관에 머무는 남편을 찾아온 아내.
술에 절어있는 남편, 이러쿵저러쿵 싸우지만 살아온 정때문에...
조금은 색깔?있는 대화도 전혀 민망하지않고 폭소를 터뜨리게만드는...
배우 이오비씨의 부산 말투가 감칠맛나고 상큼한 연기력이 마음에 쏘옥 들었다.
넷, 불치병--버릴 수 없는 사랑
아내를 무척 사랑하지만 죽어가는 자신의 신세때문에 자꾸만 폭력적으로 변하는 남자의 사랑
방식이 너무 가슴아프다.
살아남을 자의 괴로움과 떠나가야하는 자의 처절함이 녹아있는....
"나는 살고 싶다~~~!!"고 외쳐대던 남자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려오는듯하다.
다섯째, 첫사랑--다시 만난 사랑
먼훗날 노인이되서 첫사랑을 다시 만나게 되는 풋풋한 노년의 삭혀진 사랑.
이 에피소드들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다.
"우리 소풍갈까?"
설레임에 잠 못이루고 손꼽아 기다리곤 했던 어린시절 소풍.
이 대사는 "우리... 좀더 사랑할까요?"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에피소드가 끝날때마다 흐르던 노래가 분위기를 띄우고..
김종서/아름다운 구속, 양희은/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밝음과 어두움을 적절히 공존시킨 소재 선택이 좋았고, 2시간동안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듬쁙받은
기대이상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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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봤던 공연중 하나입니다.
4월 8일부터 다시 공연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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