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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등록일13-06-18 조회수129 댓글0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연애를 했을까?
요즘 학생들 에게는 가히 상상도 못하는 모양이다.
디지털시대... 이제 동네 슈퍼에서도 컴퓨터가 없으면 장사를못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실로  놀랍도록 빠른변화임에 틀림없다.
이제 '아날로그' 라고하면 낙후된, 경쟁력이 없는것으로 대변된다.
옛날은다방, 지금은 카페지만  약속한 상대가 오기를 마냥기다리고 오지 않으면 그냥 돌아가는 일이 허다했다. 기다리다 지루하면 메모를 문 입구 메모꽂이에 꽂아두고
돌아가는게 고작이다. 그만큼 만남 자체가 지루한 긴긴과정을 견뎌야 했다.
만남 자체가 귀하게 여길때 라고 해야 바른 표현인것 같다.
나와 영준이는 학교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지하 다방에서 자주 만났다.
그때가 2학년 겨울방학때, 영준이는 군 입대를 코 앞에 두고 있었다.
영준이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공대생...
나는 교육학을 전공하는 문리대생...
우리둘은 미팅에서 만났는데, 서로 뜻이 잘 통하여 사귄지 6개월이나 됐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거의 매일만났다.
나는 방학중인데도 도서관에 공부하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영준이를 만나러
학교에 왔다.
만나면 오전내내 다방에서 이야기 하다, 오후엔 스케이트f를  타러 가거나 영화를
보러 갔다.
점심이랬자 라면으로 때우고...
그런데 영준이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온것이었다.
그후 영준이와 나와 만남은 순조롭지가 않았다.
집에 전화하여도 병원에 있어서인지 받질  않았고...
나는 내내 다방에서 영준이를 기다리다 메모를 남겨놓고 돌아오곤했다.
그런데 내가 돌아오면 그때서야 헐레벌떡 뛰어와 나의 메모를 보고...
거기에 댓글 메모를 남기고...
병실에서 내내 아버지를 간호했던 영준, 하루는 형에게 인계하고 일찍 다방에
와서 내내 나를 기다리다가 학교 도서관을 다 찾아 헤메고...
난 혹시 영준이가 와 있나해서 다방에 들러보면 , 여태 기다리다 간다고 메모만
남겨져 있고...
빗나기기 시작한 우리의 만남...
결국 영준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 영준이는 나를 만나지도 못한채 군입대를 하게
되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5개월이 지난후  영준에게서 편지가 학교로 왔다.
공군에 입대한 영준...이제 군생활에 어느정도 익숙하였고...
몸에도 근육이 단단하게  붙었다고 했다.
그해가을 ..영준이는 휴가를 내어 학교로 나를 찾아 왔다.
그런데 나는 영준이 에게서 이미 맘이 멀어져 있었다. 눈앞에 안보이면  멀어진다고 ,,,
그토록 나를 좋아하는 영준에게 시큰둥하게  대했으니...얼마나 맘이 이팠을까...
그후 자주 편지가 왔었지만 제대로 답장을 하여 주지 못했고,
나는 졸업하고...영준이는 복학하고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갈길을 찾아갔다.
그때 핸드폰이 있었다면 어찌 되었을까...아마 우린 더 없는 연인으로 발전
하였는지도 모른다. 계속된 엇갈림은 맘을 닫게 만들었고...
영준이는 아마도  내가 첫사랑 였던것 같다.
지금 어디에서 사는지 모르지만 이제 늙어가고 있겠지...

"영준아 미안해 !
그래도 나 그 다방에서 널 엄청나게 기다리고 했는걸 너도 알지?
지금도  아날로그 시대 그때가 좋았던거 같다.
혹 다시 마주치게 되면 정말 잘 해줄께,변한 내 모습 알아볼 수는  있을까?
핸드폰이 없어서 그렇게 된거야 우리들  운명이...
그래도 그 시절 세상을 몰랐던 그때가  아름다웠지 않니?
오늘 학생들과 핸드폰이 없던 시대를 이야기 하다가
널 생각하게 됐어
그 순수했던 시절로 잠시 돌아간거야.."

많은 시간들이  스쳐갔지만 그래도 그' 아날로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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