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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에게...

등록일13-06-19 조회수127 댓글0

어제 '옛날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리고 나서 부터 네 생각에 잠겨서
밤에 통 잠을 이루지 못했어.
밖엔 장마라서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그 풋풋한 이십대가 어제 같은데, 머리엔 흰머리가 늘어가고..
어느새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버렸네.
난 아직도 네 아버지병원에서 간호하다 달려오던 그 부스스한 얼굴
잊지 않고 있어.
그때 얼마나 넌  힘들고 두려웠니? 난 너무 철이 없어서 그때 너에게
닥친 어려운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기다림에 지쳐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너에게 짜증내고 했었지.
그 축처진 어깨를 감싸안아줘도 시원찮을 것인데...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군에 입대한 너에게 작별 인사도 못나누고...
위로의 말 한마디 못건네고 서로 엇갈려 버렸지만, 네 편지를 받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아니?
읽고 또 읽고 수십번을 읽었지
그런데 내가 답장을 왜 안했는지는그건  잘 모르겠고.
학교에 찾아왔을땐 친구들에게 너무 둘러 싸여 있어서 미웠지...
시간이 지나고 널 생각할적마다  
끝까지 기다려주지도 못하고 그 어려운 시기에 편지 답도 못한것에 대한
회한이 일어나기도 했어
영준아 그 다방 기억나니?
나도 많은 시간이 흐른후에 거기서 끝나버린 우리들의 인연이
못내 아쉬웠어
난 이십대의 너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지.
좀 큰 키에  귀여웠던 얼굴 모습, 막내 티가 줄줄 났지 점퍼를 입고...
넌 나의 이십대 어떤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거니?궁금하다.
영준아 넌 어떤 배우자를 만나 어떻게 아이들 키우고 살아왔니?
나를 가끔 생각은 했었니?
보고 싶다.
만나고 싶다.
우리가 그런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자체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것은
다시오지않는 그 시절의 그리움 때문이겠지.
이 편지가 인터넷를 타고 혹 너에게 닿을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꼭  소식을 주기 바래...
너 나에게 스케이트 가르쳐주었는거 기억나니?
초등학교때 스케이트 선수 였다고 했잖아...
최영준 보고싶다 !
꼭 연락 주기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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