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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농부(2)(프리티)

등록일13-06-28 조회수148 댓글0


내 어머니 처럼 텃밭에서 흙을 만지게 될줄이야 어디 생각이나 했을까...
그렇게 시간의 먼길을 돌아 회귀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
이른아침, 달콤한 잠을 떨치고 텃밭으로 달려가보면
작물들은 이슬을 흠뻑 뒤집어 쓰고 고요한 침묵속에 잠겨 있다.
밤새 또 커 버린 오이와 고추 , 애 호박...토마토는 주렁주렁 ..
아, 가지가 달리기 시작하더니 , 금새 5센치정도  자랐다.
가지는 줄기도 꽃도 잎도 열매도 모두 보라색이다. 작물중에서 제일 귀족풍이 난다.
보랏빛 쬐그만 가지꽃은 앙징스럽기 그지없다.
안토시안이 풍부한 가지는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
작물들도 저마다 다 꽃을 피우면 벌과 나비들이 찾아들고 열매를 맺고,
햇빛과 비를 받으며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서 그것을 키운다.
곧 자연이 키우는 셈이다.
녹색넓은 잎을 긴 넝쿨에 달고  아침, 노랗게 활짝핀 호박꽃은 경이롭기 까지 하다.
몸을 활짝 열어젖히고 벌을 맞이하는 부지런한 호박꽃 ,
수정을 하기위한 몸짓은  종 種의 의무를 다하려는 자연의 섭리라고 엿볼수 있다.
텃밭에 서면 , 내어머니가 보이고 , 어릴때 같이 자라던 형제들이 생각나고..
나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흙을 만지며 , 김을 메면서 흠뻑 땀을 흘리면 , 내 몸에서는 오랜 도시생활에서
끼어있던 먼지와 때가 씻겨, 머리는 깨끗해지고 마음은 여백을 찾는다.
새소리, 바람소리, 풀잎소리뿐...
비로소 마음은 서서히  차오르고
땀에 젖은 몸과함께 가득찬 마음을 갖고 밭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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