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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도적........국립극장 해오름

등록일05-06-05 조회수87 댓글0

괴테와 함께 독일 문학의 두 봉우리라 불리우며 독일 고전 문학의 찬란한 꽃을 피웠던 쉴러. 그는 법률과 의학을 전공했으나 군의관시절 탈영하였다는...
쉴러가 1781년 최초로 쓴 희곡인 '떼도적'은 숨막히는 관습과 고위층의 부패에 대한 맹렬한 저항을 묘사하며 그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라고 한다.
쉴러 서거 200주기를 맞이하여 제13회 '쉴러 국제 페스티벌'에 아시아 최초의 참가작으로 폐막식을 장식하게 된 떼도적.
국립극단 예술감독인 이윤택님이 연출하시고 독일인이 의상디자인과 안무를 지도했다고...

독일 프랑켄주의 영주 모오르 백작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다. 고결한 성품의 큰아들인 카알은 아버지의 신임을 받았지만, 둘째아들 프란츠는 영악하고 음험한 성격으로 항상 형에 대한 콤플렉스와 질투에 시달리는 인물.
라이프치히 대학에 유학중이던 카알이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한 프란츠는 음모를 꾸며 카알을 아버지와 의절시켜 쫒아내고 자신이 성을 차지한다.
아버지에게 쫒겨나고 애인 아말리아도 만날 수 없게 된 카알은 차가운 세상에 대한 분노로 친구 슈피겔베르크와 함께 보헤미안 숲속에서 도적단을 조직하여 그 두목이 된다. 한편 형을 제거한 프란츠는 병약한 아버지를 유폐시키고 형의 애인마저 손에 넣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국내 최고 경륜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해도 과언이 아닌 출연진.
*모오르 백작역엔 최고령 배우이자 최고의 배우로 칭송받는 장민호님.
81세 고령임에도 무대에서의 열정은 누구 못지않다.
극이 끝나고 덩실덩실 춤까지 추면서 만족감과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보이시는...
**카알역엔 드라마에서 자상한 아버지상으로 잘 알려진 신구님.
일흔인데도 분장탓인지 연세가 느껴지지 않을정도다.
유명한 광고문구 "니들이 게맛을 알어"의 특유의 말투가 정겹게 느껴진다.

***프란츠역은 주로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며  33년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는 오순택님.
오랜 해외생활로 버터 발음이라 가끔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슈프겔베르크역은 영화 '동승'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스님으로 출연하신 오영수님.
김기덕 감독이 주왕산의 사계를 배경으로 촬영한 '봄~~'에서 스님역으로 인상깊었는데 오늘 연극에서 뵈니 더욱 반가웠다.
*****아말리아역의 이승비님은 '이발사 박봉구'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이번엔 비중높은 배역을 맡아 열연한다.  
난 풍부한 경험으로 노련한 노장파 배우들의 연기를 봤는데...
더블 캐스팅된 소장파 배우들은 다이내믹한 젊은 에너지를 어떻게 표출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아마도 내가 본 연극중 가장 긴 연극으로 기억될 떼도적. 3시간 30분 공연.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 찰흙같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 떼도적.
이윤택님은 하회탈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마스크등 한국적 표현양식과 접목하면서도 작품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았고, 각각의 캐릭터를 잘 표현한 군중씬은 그리스 고전의 코러스를 연상시킬만큼 인상적이었다.  
무대배경을 입체적으로 변화있게 설치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작년 예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 '꼽추,리챠드 3세'에서 러시아 최고 무대미술가인 '알렉산드르 쉬시킨'의 웅장한 무대전환에 전율을 일으켰던 기억이 새롭다.
관객의 상상력을 압도하는 무대는 원근감, 입체감과 더불어 장엄한 스펙타클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그만큼은 못되어도 분명 떼도적에서도 무대디자인이 훌륭했고 긴시간 공연한 배우들께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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