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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국립극장 달오름

등록일05-06-08 조회수110 댓글0

국립극단 제 204회 정기공연작인 차범석 원작의 <산불>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속에서도 인간의 욕망은 어떻게 펼쳐지고, 또 역사와 이념이 인간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를 세밀하게 그려내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백미로 알려진..

1951년 추운겨울, 두메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정겨운 초가집 두채가 무대를 장식한다.
세상과의 소통이라곤 고작  포목장수에 의해 간신히 이어가는 이 마을에도 전쟁은 빗겨가지 않았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국군과 빨치산의 틈바구니에서 희생되거나 길을 떠났고, 마을은 노망난 김노인을 빼곤 졸지에 여자들만 남은 과부촌이 되었다.
어느날 이 마을로 부상당한 공산당원 출신의 규복이 숨어들고, 과부 점례는 규복을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준다. 이사실을 눈치챈 친구 사월이가 끼어들면서 세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욕망과 인간애 사이에서 여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
그러나 결국 국군은 빨치산 토벌을 위해 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대밭에 불을 지르고, 망연자실한 점례를 앞에 두고 극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동네이장 양씨역엔 탤런트 강부자님.
'오구'에서 안정감있는 연기로 노련함을 느꼈는데 역시 산불에서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타고난 연기자임에 틀림없다.
**규복역엔 주진모님. 연극계의 떠오르는 별.
'떼도적'에서 신구님과 함께 카알역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열연했다는데...
저음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배우다.
***양씨 딸 귀덕역엔 양말복님.
대학로에서 오랫동안 연기하며 공력을 쌓았다는데 바보 연기가 일품이다.
우리 희곡사에서 몇되지않는 개성이 강한 연기자란 평에 공감한다.

무대 배경, 연기력, 대사 전달등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단지 아쉬운점은,
과부의 성적 욕망이 지나치게 부각되어 전개되는 방식이..
남북 냉전 이데올로기에 의한 비극과 시대의 아픔이 더 녹아있는 연출이었다면 더 큰감동을 느꼈을텐데...
2006년엔 뮤지컬로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선다고하니 세계적인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됨을 축하하고 거듭 발전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어 공연을 멀리했는데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산불 초대권이 있는데 함께 보러가겠느냐고.
고마움에 한정식당 '지화자'에서 근사한 저녁을 사주고 싶었는데
지방에서 산불을 보러온 단체 손님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할수없이 구내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멋진 공연을 보고 남산의 맑은 공기도 마시니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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