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등록일0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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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머리에서 밤을 모두 보내고
새벽의 머리자락이 보일때 즈음에서야
새우잠으로 아침을 맞이하며
꿈과 생시를 넘나드는 나를 깨우기위해
더듬더듬 진한 커피 한 잔을 만들었다.
푸석거리는 육신의 가벼움을 가라앉히며
목줄기를 타고 빈 속으로 거침없이 곤두박질하는
더운 한 모금.
모세혈관들을 따라서
새.끼.발가락을 차고 돌아
장딴지 어루고
허벅지와 사타구니를 타고올라
허리춤 뱅뱅 지나
가슴을 흔들어 깨우고
늘어진 팔 깍지끼워놓고
마지막 뒷통수를 탄다.
반쯤 감긴 눈을 뜬다
반만 보이던 세상이 모두 들어온다
막혔던 코끝의 향내가 살아난다
바싹 마른 입속에서 무거운 혀가 침을 만든다.
견디기 위해서
오늘도 사약처럼 커피를 마신다.
= 風 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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