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강
등록일0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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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 바른 문밖 설설 눈내리는 밤에
엉덩이 까고 요강에 앉아
아랫배 거머쥐고 힘 한번 쓸라치면~
뿌지직.. 절푸덕..
쏴아아~~
사내 체면에 무릎꿇기 싫다던 울오빠
허구헌날 잘못된 조준에 방바닥 흥건하던 누런 그것
울아버지 약주에 곤드레 취해 들오실라치면
닥달하던 울엄니 바가지로
애꿎은 토방언저리에 박살나던 사기요강
해질녘이면
정성스레 반질반질 닦아서 머리맡에 모셔두고
아침이면 제일먼서 모셔나기를 수 세월
더럽지 않았건만
추하지 않았건만
이제는 손가락질에 외면일세~
시골집 거동 불편한 팔순 울아버지 곁에
찬바람 헤롭거니~
마당걷기 힘들거니~
나 대신 이리저리 살피우는 그 요강이
이리도 고마울지 뉘 알았으리~
= 風 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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