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등록일0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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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이 뒷춤에 검붉은 해를 감추어
눕지않는 긴 그림자가 어둡도록 세상를 덮으면
나는
하늘을 받치는 키 큰 바지랑대를 세웁니다
하나, 두울, 세엣...
갈래 갈래 가지를 드리운 바지랑대를 세워
그대의 시름을 안고 오는 바람이 쉬었다가 가라고
하나를 세우고
시시로 허기처럼 도는 은빛 그리움을 걸어
살바람 같은 그대의 외로움이 사무치기 전에
내 먼저 달려가 감싸 안으려고
두울을 세우고
삭풍에도 꺼지지 않을 등 하나 붙여 걸어
어둠이 발목을 잡는 고단한 길에서도
끝내 걸음 엉키지 않도록 그대의 눈을 밝힐
세엣을 세우고
마지막으로
세상을 걷던 불편한 가죽신 댓돌에 벗어 두고
무시로 쉬어 머물다 가도록
그대가 피워준 사모의 불 하나 가슴에 켭니다
날마다 하늘 받친 바지랑대 세우고
나는
눈에 밟히는 그리움만 하늘에 올립니다
오늘도
잠들고 눈뜨는 일상으로
숨을 뱉고 마시는 생명처럼....
= 風 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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