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
친구야!
밤하늘에 휘어엉 바람이 요동을 치더니만
진한 회색아침을 남겨 놓고 빈하늘 너머로 물러갔더구나~
'간신히 세수를 마치고 나선 출근길..
엘리베이터를 누른다.
띵동~ 문이 열리고.
깡통 속에 든 정어리통조림 처럼 사람들이 무표정으로
회색 우울한 빛을 발하며 가득차 있다.
나도 무표정으로 들어 섰다.
문이 닫히고..
"내려 가겠습니다~"
"5층입니다. 문이 열리겠습니다~ 문이 닫힙니다~"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반복적 기계음만 수다를 떤다.
하룻내 산더미만한 일속에서 살며 사람들은 점점
말을 잃어 가고 기계들만 요란스레 떠드는 일상.
"1층입니다. 문이 열리겠습니다."
작은 엘리베이터 통안에서 사람들이 회색빛으로 걸어 나온다.
나도 따라서 회색빛 얼굴로 그냥 걸어 나왔다.'
출근길 라디오에서 들었던 멘트란다.
바로 내 모습...
멍하니 운전하던 가슴에 전율이 오더구나~
넌 얼마나 많은 미소를 퍼내며 하루를 살더냐?
혹, 나와 다를 바 없지는 않은지.
남은 반나절 우리 억지스럽게라도 미소를 올려보지 않으련?
사무실전화
휴대전화
팩스
자동차소리
컴퓨터
노래소리
각종 건물의 안내음
....
새소리
사람의 악다구 쓰는 소리
콧노래 흥얼거림
바람소리
휘파람소리
아이들 웃음소리....
이런 자연스런 소리들이 자꾸만 줄어듦이 우리를 더욱
무표정 무음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런 우리가 회색도시를 만들고
기계에 밀린 뒤꼍에서 촛점 잃은 눈동자만 양산하는것은 아닌지....
우리~
그냥 하늘 향해 웃어보자
하하하~~
깔깔 까르르~~
= 風 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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