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스타일
국민학교에 입학하자말자 엄마는 바로 날 데리고 미장원으로 가셨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간나에게 엄마는 언니한테 뭐라뭐라 그러고.. 드디어 내머리는 잘리기시작햇고.. 다 끝난 내머리를 보니 이건 어디서도 본적이 없는 머리모양이었다.
엄마는 동네 아줌마들에게 신식커트머리라고 자랑을 하고다니셨고.. 난 뭔가 마음에 안들었지만...
학교에 갔더니 애들이 하나같이 처음보는 머리스타일에 놀리기시작했다. 머슴애같다고.. 난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해서 화장실가서 울었는데.. 근데 중요한건 엄마가 그머리가 마음에 든다면서 삼년을 그렇게만 해주신거다.
학교에 가는 시간마다 난 죽고싶었다. 맨날 놀림을 당해야했으니.. 엄마는 마음에 들었고 또 이가 많든 그시절에 위생적이기도 하고 하여튼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셨겠지만 난 너무 괴로웠다.
섬머슴애처럼 학교에 가서 그나마 이쁘지도않은얼굴에 친구들의 놀림감이나되고.. 참 지금생각해도 악몽의 순간이었고 수치스러웠다. 엄마를 원망도 많이했고.
삼학년때 같은반아이랑 같이 학교갈려고 아침에 그아이집엘가면 그 집엄마가 친구앉혀놓고 머리를 땋아주고게셧다.
난 그 장면이 얼마나 부러운지..
나도 엄마가 저렇게 내 머리를 땋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밑으로 남동생둘을 키우느라고 힘드셨을 엄마를 생각하면 지금은 이해가 되지만 그땐 정말 원망도 많이햇다.
나도 이제 두딸의 엄마가 되니 아침마다 학교갈때 머리 만져서 방울달고 .. 참 귀찬았다 . 그렇지만 난 그때의아픔을 되새기면서 절대로 죽어도 머리만은 커트를 하지않고 지들 하고싶다는대로 다해주었다.
난 지금도 짧은 커트머리는 잘하지않는다.
뭔가 획기적인 변화를 원하지않는이상..
지금의 긴머리를 하기시작한지가 벌써 육년이 다 되어가지만 난 별로 커트만은 하고싶지가않다.
남들이 그나이에 웬 긴 생머리냐고 가끔 그러기도하지만 머리만은 누가 뭐라든 내가 하고싶은데로 하고싶다.
그때의 한이 얼마나 깊었으면....ㅎㅎㅎㅎ
불이.
-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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