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
석류나무는 그 열매가 참 맛있지만 그보다도 그 석류라는 글자의 어감이
무척 아릅답습니다. 석류... 한글의 아름다움이 빛나는 단어라고 늘 생각해봅니다.
삼랑진 할아버지댁에 들어서면 사랑채 우물곁에 있던 석류나무..
늦가을날 할아버지댁에 들어서면 탐스럽게 그 입을 벌리고 속살을 드러내고있던 석류..
중학교를 갓들어갔을무렵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가 막내아들집을 찾아오셨는데 할아버지손에는
신문지와 비닐에 쌓인 나뭇가지하나가 들려있었습니다.
그건 석류나무였고 할아버지는 우리집정원 한구석에 그걸 심어주셨습니다.
석류는 가지치기가 되는건지? 아무튼 시골 그나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잘자라서 제법 키는 자랐지만 열매에대한 기억은 신통 찮습니다.
아무튼 해마다 빨간꽃이 어여쁘게 피어 그걸볼때마다 그나무를 심어주시고 그이듬해 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기억하게했습니다.
그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부모님이 소중하게 아끼신 다른나무들에겐 작별을 고해야
하셨지만 아버지는 그 석류나무는 포기가 되지않으셨나봅니다.
다시 가지를 치고 꺽고 아무튼 어떻게 하셨는지 친정 베란다 화분으로 석류는 이사를 했습니다.
화분에 들어간 석류가 잘자라진 않았지만 그나마 잎들은 제법자라고 자그마한 빨간꽃도 한두개
피어서 그걸보는 아버지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올가을..
아버지가 돌아가신 첫가을..
다시 그 석류는 꽃을 피웠지만 아버지가 보실수없단 생각을하니 가슴한켠이 아픕니다.
아버지도 늘 그 석류를 보면서 할아버지를 그리워 하셨을테죠...
저는 석류보다도 그걸 시골서 가져오셨을때의 할아버지의 속내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말도 남기지않고 떠나신 아버지가 못내 그립습니다.
- 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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