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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비슷한 예기

등록일01-12-03 조회수90 댓글0

잊혀지지 않는 한조각의 추억...
가끔 찐한 감동으로 날 부끄럽게 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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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집에서 고스톱을 하느라 밤을 새고 새벽에 잠이든지라
아침부터 나는 졸리고 짜증이 났다.

친구네 집에 가는 지하철에 올랐을 때 그날따라 사람들은
그리도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혼잡함에 익숙하게 되자 드디어
**역에 다다랐고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내리기 사직했당.

운좋게 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 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다.

얼마후면 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눈만 감으면 코를 골아
승객들을 즐겁게 해줄까도 생각도하였다.

자리에 꾸벅꾸벅 조는채로 세 정거장 정도가 지났을까?

어찌나 큰 목소리였던지
내 잠을 단숨에 빼앗아간 아저씨의 외침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세수를 며칠동안 못했는지 단정치 못한 외양의 형님뻘 아저씨가
통로 중앙에 서서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나같이 잠에서 깨어나 짜증난 얼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 등 각색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저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제겐 네살짜리 딸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로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까지 팔며 저럴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더 이상 들을 필료가 없겠다 생각한 나는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고, 대부분의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 계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송희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를 한 뒤
다음칸으로 건너가는게 아닌가.

그 때 나는 보았다.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는 승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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