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한조각의 추억... 가끔 찐한 감동으로 날 부끄럽게 했던 일... -----------------------------------------------------------
전날 집에서 고스톱을 하느라 밤을 새고 새벽에 잠이든지라 아침부터 나는 졸리고 짜증이 났다.
친구네 집에 가는 지하철에 올랐을 때 그날따라 사람들은 그리도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혼잡함에 익숙하게 되자 드디어 **역에 다다랐고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내리기 사직했당.
운좋게 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 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다.
얼마후면 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눈만 감으면 코를 골아 승객들을 즐겁게 해줄까도 생각도하였다.
자리에 꾸벅꾸벅 조는채로 세 정거장 정도가 지났을까?
어찌나 큰 목소리였던지 내 잠을 단숨에 빼앗아간 아저씨의 외침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세수를 며칠동안 못했는지 단정치 못한 외양의 형님뻘 아저씨가 통로 중앙에 서서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나같이 잠에서 깨어나 짜증난 얼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 등 각색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저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제겐 네살짜리 딸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로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까지 팔며 저럴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더 이상 들을 필료가 없겠다 생각한 나는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고, 대부분의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 계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송희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를 한 뒤 다음칸으로 건너가는게 아닌가.
그 때 나는 보았다.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는 승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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