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순대
눈물 젖은 순대
엄마 빨리 시장가자?
이걸 어쩌지?
아침부터 성호가 시장가자고 조르고 난 준비하고 지갑을 살폈다.
돈이 만원 밖에 없었다 .
여기는 시골이라 5일에 한번 장이선다. 오늘이 그 장날이다.
엄마 순대 사줘? 잉~
장골목 들어서자마자 순대를 사달라는 성호!
먼저 사과를 사고 순대는 내려오는 길에 사줄께?
칭얼거리는 성호를 데리고 싸고 많이 주는 시장 맨 위쪽에 과일난전에서
오천원어치 사과를 사고 중간쯤지나 있는 장날만 파는 포장 순대집에를
들어서는 순간, 에고, 선상님 우리선상님이 왠일이래유!
허름한 순대천막에서 큰소리로 우리반 한할머니가 반색을 하며 반기는게
아닌가?
우리반 김동순 할머니였다.
안녕하세요? 방학동안 건강하시고 잘지내시지요?
나는 음성경로대학 교사로 일년간 봉사를하고 겨울방학중이 었다.
에고. 여그서 선상님을 보다니 장날이라 장구경하러 아침일찍 시내버스타고
왔는데 여기 점심을 먹으러 왔시유.
그런데 할머니 앞에는 옛날에 우리가 들고 다녔던 스덴도시락(벤또?)이 있고
순대집에서 순대를 먹을때 서비스로 주는 김치국이 달랑 다였다.
난 가슴이 뭉클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대뜸
아줌니 여기 울 선상님 순대 이천원어치 싸줘유.
하시더니 내 가방에 넣어 주시는거 아닌가?
아니에요 저도 사러왔어요 할머니 드세요?
말려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할머니께서는 빨간내복 깊숙한 곳에서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두장을 꺼내 순대값을내셨다.
거절하면 할머니가 섭섭해 하실것 같아서
그럼 잘 먹을게요. 개학하면 건강한 모습으로 오세요?
하며 나오다 순대집아주머니 한테 내게 있는 오천원을 드리면 할머니 가실때
드리라 했다.
그 순대를 들고 오는데 어찌나 가슴이 찡하던지...
엄마? 엄마가 가르치는 할머니야? 근데 왜 할머니가 순대를 안드시고
엄마만 사줘?
응! 성호야 할머니가 엄마가 너무 반가워서 엄마하고 성호하고 먹으라고
아주 귀한 돈으로 사주신거야!
난 지난 일년 동안의 봉사를 마무리 짖고 내년에는 직장에 다니려 했었다.
김동순 할머니의 눈물 젖은 순대 때문에 지금도 이렇게 새로운 일년을
다시 봉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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