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_무언가(無言歌)
등록일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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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無言歌) ~~~
까닭 없이
누군가의 얼굴이 자꾸 떠오릅니다
음악을 듣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차를 마시다가도
이따금씩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있습니다
잠시 일을 멈추고
창 밖을 바라봅니다
바쁘게 흐르는 시간을 잡아 매두고
접혀 있는 시간의 흔적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내어
먼지를 털고
천천히 열어봅니다
거기에
불현듯 나를 찾아오는
끈끈한 기억의 이유가 있습니다
채곡 채곡 모아 놓은 말들을
다시 빗질 하듯이
조심스럽게 한 올 한 올 빗겨내립니다
그렇게 모아 놓은 언어들은
조심스레 만져지는 손길에
다시 새록 새록 피어나고
잔잔한 따뜻함이 전해 옵니다
침묵하는 그대의 모습은
그러나, 아직도 내 가까이서
시간의 언어로서
내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그 언어를 내가 깨닫지 못함이
그저 안타깝기만 할 뿐입니다
여전히 그대는 침묵의 언어로
내게 말을 건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2. 1. Fau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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