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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맏 며느리.

등록일02-02-10 조회수100 댓글0

시부모님은 아랫층에 나는 윗층에산다.
부모님들은 자식을 곁에 두고 사는게 참 즐거우신거 같다.
아침 저녁으로 만나면 ' 아가 운전 조심해라" 하고 늘 염려 하신다.
시집온지도 20년이 지났는데, 난 아직도 어른 앞에서는 '아가' 이다.
나의 시 어머님은 음식을 참 잘하신다. 부지런 하시기로는 이루 말 할데도 없으시고.
오로지 자식들을 위해서 , 만들고 쓸고 닦고 하신다.
아침에 내려 가보니, 부엌에서 어머님은 벌써 많은 일을 해 놓으셧다.
도라지도 물에 담가 놓으시고, 우엉도 껍질을 벗겨 놓으시고, 구울 생선은 미리 손질을
다 해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시고....
식혜랑 묵은 저쪽 큰 냉장고에 나누어서 보관하고.
" 어머님 언제 이렇게 하셨어요?"
" 아가 넌 매일 바쁘잔어 . 내가 미리미리 알아서 해야지, 더 자지 않고 "
그래도 나를 걱정 하신다.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20년전에 겁없이 맏 며느리로 시집을 왓다.
와서보니, 시집은 만만한 집안이 아니었다.
매일 집 식구들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었고, 어머님은 그 손님들 치닥거리에
하루종일 손에 물이 마를 겨를이 없었다.
그 때 아버님은 사업을 하고 계셨는데, 일 관계로 찾아오는 손님을 어머님이 다 접대 하고
계셨다.
나도 일단 시댁에 갔다 하면 하루 종일 어머님과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어떻게 하면
시댁에 가지 않고 빠져 나갈 수 잇을까 하고 궁리를 참 많이 하였던것 같다.
맏 며느리인데도...
그런데, 어느날 어머님이 큰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어머님은 머리를 크게 다쳐셨는데.
며칠동안 의식이 없이 병원에 누워 계셧다.
의식이 돌아오니, 맨 먼저 남편과 나를 찾으셨다. 어머님은 나의 손을 잡으시며 , 어떻게
되더라도 집안을 부탁 한다고 하셨다.
그때 난 어머님이 나를 얼마나 믿고 사랑하시는지 알앗는거 같다. 철부지 맏며느리가...
많은 세월 속에서 난 어머님과 친해 지도록 애썼고 , 참 많은 요리도 배웠다.
그리고 어머님을 통해서 나누는 사랑, 내리는 사랑도 배웠다.
설날 많은 친척들이 몰려 온다.
이제 내가 그들에게 베풀고 접대 하여야 할 차례다.
어머님께 배운 요리솜씨와 나누는 사랑을 맘껏 펼쳐야지!
나는 바루 맏며느리!!

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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