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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_아침이 찾아 온다는 것은

등록일02-04-19 조회수94 댓글0

매일 매일 새로운 시작이 가능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힘겹게 밤을 지새우는 이에게도
분명 이 불면의 끝에는 여명이 찾아 온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축복이다

둥지를 찾지 못하고
밤새 나뭇가지에 앉아 어둠을 맞이한 새들에게도
새벽 이슬에 젖은 날개를 말릴 수 있는
적당히 달구어진 아침 햇살을 쪼일 수 있다는 것은
가련한 존재에게 주어지는 공평한 축복이다

허나...
시간의 끝은 항상 처음과 맞물려 있음을 알고
다시 찾아올 밤을 알고 있는 이에게
아침은 그저 다시 찾아올 밤의 고문을 견디기 위한
잠시의 휴식에 불과할 뿐이다

깨어있는 자에게만 느껴지는 고통을
숙면의 밤을 보내는 이들은 알지 못한다

충혈된 눈으로 새벽을 맞이하는 이에게
아침은 또 다른 시작이라기 보다
밤을 마무리 하는 안도의 시간인 것을


Faunus 0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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