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러가는미국행
가끔 커피를 함께 마시며 사는이야길 함께 나누는 여인이있다.
그녀에게 자주가진않는다.
왜냐면 그녀와의 커피타임은 짧아야세시간이니까.
대화의주제를 무얼로할까란 고민은 아무 필요가없다.
그저 커피잔의 모양이야기로도 한시간의이야기거리로 만들수있는 사람이니까.
느긋하게 진짜미국에서 날아온커피생각이 날때면 50미터쯤 떨어진 그녀의집초인종을 누른다.
그녀집엔 진짜미국커피만 있는것이 아니라 넓은집구석구석 세워져있는 장식장마다
처음보는 양주병들로 가득하다.
양주를 모으는게 취미인그녀는 외국을 한번나갔다올때마다 새로운양주들을 모아온다.
양주의대해 모르는내가 대충 어림잡아 계산해도 몇천만원어치는 될거같다.
어떤귀한 사람이 와서 얻어먹고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알기론 그녀가 자진해서
내어준 양주를 얻어먹고 간사람은 다섯손가락에 꼽을정도로 없을것이다.
그 양주는 그저 쳐다만봐야하지 한병먹자는 농담조차도 허락하지않을그녀니까.
나같음 마셔버리지 장식하진않을진대 그녀가 난 아니니까 그녀의 취미를 이해해주기로한이상
그녀가 싫어하는 말은하지않으려한다.
언젠가 한친구가 비단잉어를 키우길래 농담삼아 한마리 구어먹음 맛있겠다고 했다가
거짓말조금 보태서 맞을죽을뻔한 기억이 있어 절대로 친구가 싫어하는농담은 하지않기로했음에.
그녀가 멀쩡한집을 또 뜯어서 고친다기에 진짜미국커피도 얻어마실겸 마실을갔다.
여전히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움직이며 집은 그녀가 움직이는거보다 몇배로 더
어지럽게 물건들이 늘려있었다.
전쟁났냐며 너스레를 떨며 물었더니 또 미국에 청소해주러간단다.
조카가 좋아하는 새우깡,초코파이.초코볼등의 과자를 몇봉지나 준비해두었고
미국인형부가 좋아한다는 오이소박이.배추김치,총각김치를 담그고있었다.
그녀의 말의따르면 순전히 청소하기위해 미국행비행기에 일년에 한두번 오른다.
가끔 일본행청소도 있다.
미국인과 결혼한 언니가 가족은 미국에 언니는 사업때문에 일본에 이렇게 흩어져살기때문에
바쁜언니를 대신하여 미국에 집정리며청소를 하러 간다는것이다.
이번행은 어땠냐는 내 질문에 그녀의답은 매번똑같다.
청소나하고 집밖은 슈퍼나다녀왔다는게 다다.
그렇게 한달을 있다온다.
그녀의 남편은 날개없는 천사다.
그런그녀를 늘 사랑스런미소로 바라만봐주는것같다.
물론 그 내면은 모른다 그렇지만 보여지는 모습은 늘 한결같이 이해한다는 미소다.
외국행비행기에 한번도 올라보지못한 난 그녀에게 농담한마디를 건넨다.
이번청소는 내가다녀오겠노라고...
그녀에게 정말 청소가 주 목적이냐고 물어보면 단연 청소가 목적이라고말한다.
청소가 주목적이고 그담이 조카가 보고싶어서란 그녀의 주저없는 말의 아무런 말대꾸도 하지못한다. 혼자미루어 그녀가 조카를 자기 자식인양 바라보며 산다고 생각만할뿐.
내 앞에서 절대 외롭다고 말하지않는그녀.
그녀를 바라보는 세월이 더해갈수록 그녀의 씩씩함속에서 외로움의 무게도 늘어감이 느껴진다.
몇백을들여 다녀오는 미국행을 언제쯤 청소보다는 조카를 일순위로 올려
청소하러가는 미국행이 아니고 조카보러가는 미국행이라고 이야기할지 사뭇궁금해진다.
나의비해 모자랄것이 없어 내가 부러워하는 그녀의 삶이기도한데
그녀에게 가끔 안스러운시선이 가며 그래도 내가 더 행복할지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건 그녀가가지지 못한 자식을 가진 무의식적인 자만심때문일까?
그녀의 외로움의 깊이는 얼마나 깊을까?
이번청소를위한미국행이 다른 그 어느때보다도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될수있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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