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등록일0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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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는 기차에 몸을 실고
열차 유리창에 추억을 그립니다.
모두가 그리운것들이지만
그리운 그 모두가 나를 기다리지는 않겠지요.
떠나온 그날에 남겨둔 정들을
세월이 다 가지고 가버렸는지
어머니 앞치맛자락 보일듯한
뒤 울안의 풍경에서부터
앞 마당의 장대 높은 빨래줄까지
생각은 여전한 옛 그리움인데
변해 버렸을 동네 어귀와
마주치는 얼굴들이 웃음이 없는 무표정으로
마치 달리는 열차 밖에 산과 들처럼
낯설게 내 망막에 머무릅니다.
넓다랗게 보이던 운동장이 작아져 기다리며
흙범벅 뛰놀던 개구장이 친구들의 목청이
교정의 벽들속에 숨어버려
타향이 되어버린 어린날의 학교 운동장
문학의 꿈을 꾸며 시집한권 가슴에 안고
오르 내리던 뒷동산의 산책로는
개발의 흙 먼지속에서 화물차의
진입로가 되어버렸다는 그 소식이
서글픔으로 내가슴 언저리에 자리하고
그리웁지만 보고싶지않은 현실들 그러나
이웃의 담벼락 아래에 구르는 돌하나도
반가울 고향을 향해 나는 기차여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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