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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머니를 읽고...

등록일03-04-24 조회수97 댓글0

사실 저희 어머니도 담양 읍내 터미널 주변 길가에서 야채며, 산나물등을 팔고 계십니다.
한때는 저 역시 그런 어머니 모습이 싫어 '제발 그러지 마시고 제가 용돈 많이 드릴테니 집에서 편히 쉬시라' 했습니다.

길거리에 깔아놓은 야채들을 모두 담아 제차에 싣고 집으로 와버린적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또 시골에 들어가셔서 다른 야채를 들고 나오십니다.
뭐가 부족해서 저런 모습으로 생활을 하고 계시나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러나 한참 뒤에서야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런 길거리 장사를 하고 계시지 않다는걸
알았습니다. 같이 나온 동네 아주머니들과 그저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고, 저사람은 어떻네...
이사람은 어떻네..하시면서 이야기 거리를 만드시는게 좋았고...자식자랑 하시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신다는 사실과,자식들이 쥐어드린 용돈은 아까워서 한푼도 못쓰시고, 어머니가 손수 벌어서 모은 돈은 손자들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듬뿍듬뿍 쥐어 주시는 그런 기쁨으로 살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게 어머니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

그뒤로 저는 손수 제 차에 어머니의 장사거리를 싣고가서 좋은자리를 잡아 보자기위에 가지런히 놓아 드리곤 했습니다.그리고 같이 오신 아주머니들과 맛있는거 사드시라고 만원자리 두어장 쥐어 드리면 어머니는 이 또한 다른 아주머니에게 자랑거리가 됩니다. 한마디로 기가 사시는 거죠...

지금은 어머니 건강이 않좋아져 걱정입니다.

작년 이맘때 아버님이 돌아 가신 후 부쩍  약해 지시더니 요즘들어 병원 다니시는 일 잦아 졌습니다.

제집에 모셔서 같이 살고 싶지만 움직일수 있는 동안은 시골에서 사시는게 좋다고 하시는 바람에 그마저도 뜻대로 안됩니다.
사실 형님댁에 3,4일만 게셔도 금방 아프셔서 바로 시골로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무조건 아파트라는 이런 삭막한 곳에 모신다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할수 있는건 그저 자주 전화드리고 제가 잘 살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는게 전부입니다. 어머니는 당신의 안부보다는 저의 잘 사는 소식을 듣는게 더 좋으신가 봅니다.

저는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기전에는 항상 차의 기름이 충분히 차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버릇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잠을 잘수가 없읍니다. 시골에서 홀로 사시는 어머니가 아프시거나 무슨일 있으면 즉시 달려 가야 하기 때문이죠..

삶이 길어질수록 어머니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 닫게 됩니다.
부디 오래 사셔서 제 자식이 장가가는 모습까지 보셨으면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

아니 우리 모두의 바람이었으면 합니다..




 

211.213.59.131 눈송이: 토방님의 글을 쭈욱 읽어올라오면서 가심이 뭉클해지네요.
엄마 옆에서 손도 만져주고
윤기없이 말라버린 다리도 주물러보며
곁에 있어주는 딸이 좋아 웃음꽃  피는 엄마 바라보며 잠시라도
행복해지는 요즘입니다.
부모는 존재하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요.
언젠가 티브이에서 치매 어머니 모시는 연예인 딸이 나와서 그러대요
엄마 치매라도 좋으니 걍 기셔만 달라구요.
그래두 때릴때는 조금만 강도를 줄이세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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