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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에...

등록일03-05-06 조회수105 댓글0

시리도록 눈부신 오월의 햇살을 안고
푸름을 더한 한강의 수면위로
아직은 수줍게 피어난 유채꽃 향기가
따사롭게 감싸는 봄바람에 실려
조금씩 조금씩 봄을 밀어내는 어린이날....

이른 아침의 집옆 고수부지엔
벌써부터 아이들의 함성으로 가득한 중간에
어울리지않는 선그라스로 멋을 낸 멀쓱한 중년이 있습니다.

빛바랜 연분홍 철쭉사이로
납짝 업드린 딸애의 뒷모습을 보면서
짐짓 못본듯 찾는 시늉을 해봅니다.

또다시 술래가 되어 딸아이 숨기를 기다리다
어느덧 30년을 거슬러 올라간 눈가엔
힘든 삶에 지친 부모님을 이해못한 채 투덜되며
홀로 운동회에 간 소년의 모습이 투영됩니다.

"오늘은 내생애 마지막 어린이날이다.
그런데 난 하나도 즐겁지 않다.왜냐면 난 혼자 운동회에 가야한다.
엄마는 오늘도 나 혼자가라 했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그날의 일기는
아련하게 가슴을 싸~하게 울리며 시야를 흐릿하게 만듭니다.

투정끝에 내팽개친 도시락이 바닥을 구를 때
화난 엄마의 모습을 원망스럽게 째려보곤
도망치듯 학교로 향했읍니다.

조그만 키에 유난히 까맷던 난 더욱 작게 움츠러든채
마지막 어린이날을 그렇게 홀로 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돈 없다고 할때면
은행가서 찾아오면 된다 생각하는
철없는 내 아이가
일찍 어른스러워져야만 했던 소년의 마음을
더욱 아리게 추억지게 합니다.

이제 낼모레면 어버이 날입니다.
어린 시절 날 홀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아픈 마음을 이제는 이해할수 있을거같습니다.
늦게 철이 들려나 봅니다.

아빠가 못찾는 줄 알고 뒤에서 찜하며
다시 술래하라며 좋아하는 딸애의 큰 눈망울을
잠시 들여다 봅니다.

"어, 아빠 울어?......아냐 눈에 뭐가 들어갔나바~~"
"얼렁 또해...그래,,,숨어라..이번엔 꼭 찾는다...."

다가오는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한송이가
부모님 마음을 가득하게 할 수 있을런지.......



211.172.94.15 눈송이: 어린이날을 어떻게 챙겼줬었던가도 생각 안나네요..나는요.
그냥 쉬는 날이지않았았나싶네요.
그집 아이나 울 집 더 큰아이나 똑같네요.
지금도 지갑속에 돈 없다하면 은행에만 가서 찾아오기만 하면
되는 줄 아는 요즘 아이들이죠.  [05/06-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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