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방의 가을길에서
등록일1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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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높고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황토방의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그리운님,
당신의 고운마음이 보입니다.
언제나 곱고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또 버려진 호박넝쿨속에도 보였습니다
언제나 무소유일 뿐인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겨우 세 살배기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고
수풀 사이로 포르릉 포르릉
날으는 멧새를 따라가며
걸음마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당신을 이 가을날에 보면은 굳이
술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울 수 있는 이 가을은 슬퍼서가 아닙니다
가을은 나를
인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가을은 울기에 가장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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