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리역..
등록일0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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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물거린 플래트홈에는
머리에 이고 손에 잔뜩 무엇인가를 들고
어딘가를 향하는 사람들의 바쁜걸음이 이어집니다
마치 자신의 인생을 이고 들고 떠나는 것같이..
나도 저 속에 휩싸여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이작은 송정리역에 나와 있습니다
어느 이름 모를 시인이 적어둔 송정리 1003번지란
제목의 시 한수가 낡어버린 驛舍의 歷史를 말해주는거 처럼
그렇게 외롭게 서있습니다
떠나는 사람
떠나보내는 사람
오는 님을 맞이하는 사람
이 모두가 자신의 인생을 지고 들고 서있습니다
이제
주머니를 털어 동전을 찿으렵니다
그리고 그동전이 허용하는것만큼만 어딘가를 떠나렵니다
그것이 또한 내 인생인 것입니다
사랑이란 사치한 감정의 노예가 되어보렵니다
훌쩍 나를 떠날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란
그대의 흐트러진 말내음이 시린 가슴에 겨울바람처럼
그렇게 황냥하게 내 여행은 시작됩니다
그걸 여행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건 여행이 아니라 쓰디 쓴 커피보다 더쓴
내 인생이려니 하고...
하지만 쓴 커피 맛보단
그 깊은 향을 음미하면서 그렇게 내 여행을 시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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