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영농일지

안집전화기...

등록일02-09-26 조회수141 댓글0


시골아버지가 계시는 초가집에는 전화기가 사방에 있다
안방 식당 마루 화장실 등등...
몇 해 전에...전화가 왔었는대 그떄 마침 마당에서 일을 하시던
두분이 전화소리를 듣고 달려가다가 그만...
아버지는 허리를 다치시고 엄마는 발을 다치셧다
그 후로 엄마에게 아쉬우면 오래 잡고 있을것이고
안 받으면 또 받을 것이니 걱정말고 천천히 가셔서 받아도 된다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안되어서 생각해낸 것이 집안 구석구석에
전화기를 달아두는 것이다
추석엔 잠시 안집을 들렸는데
안방 전화기는 마을앞까지 가지고 다니시라고 일제산요제품으로 통신거리가
5키로나 되는것인데 백미터도 안되고
마루에 전화기는 접속부분이 녹이 슬어서 잡음도 심하다
그것뿐 아니라 지난번 사다준 안마기도 고장나서 방치되어 있고
김치고는 문이 삐그덕 거린대 그냥 사용하고 계셨고
하여튼 제대로 작동하는 것들이 없었다
오늘은 종일 그것들을 가지고 써비스 받을 것은 받고 수리할 것은
그쪽 판매처랑 상담하여 수리하고...
수리고하고
고치고....
구입하고...
상당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내 어린날 그토록 깔끔하시던분
집안 구석구석 먼지하나 차저불수 없더록 야무지게 살림하던분
쌀한톨이라도 구정물통에 흘리면 죄로 간다고 조심하신분
차 하나를 구해서 타고 다닌시간 보단 세차하는 시간이 훨 많은신분
이제 당신도 늙으셨나 봅니다
내 마음엔 당신은 아직 시집 온 새색시마냥
먼가에 부끄러워 하시고 소외된 사람에겐 온정도 마다 하지 않으시고
뜨거운 여름엔 냉장고에 얼음물을 가지고 길가는 사람에게
내미는 모습만 남아있는대....
그렇게
그렇게
당신과 나는 세월의 뒤안길에서 멀어져가고 있음이
나를 아프게 합니다...
그래도 그래도 나 다 클떄까지
나 철들 때까지
당신은 내곁에 있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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