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영농일지

추억이야기..

등록일03-03-24 조회수132 댓글0


시험채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독특한 방법으로 시험 채점을 했는데,
시험이 끝나자 마자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 시험지를 바꿔 채점하게 했다.
나랑 시험지를 바꿔 채점했던 아이는
우리 동네에 사는 아이였다.
국어 시험을 보고 채점을 마친 후
시험지를 돌려 받아 보니 분명 답을 맞게 썼는데도
'찍'
틀렸다고 선이 그어진 게 있었다.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웃으시며 "그걸 어떻게 아느냐?"하셨다.
돌려받아 고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였다.
순간 난감했다.
듣고 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고,
그 생각을 말해 틀린 채점을 맞는 것으로 고칠 수 있었다.
정답을 쓴 글씨가 아래 있다는,
글씨 위로 붉은 색연필 선이 그어 졌으니 고치지 않으게 맞다는 얘기였다.
난 지금도 그때 일을 기억한다.
난감하다고 해서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아무리 막연하고 어려운 경우라 해도
틈이 있게 마련이고 때론 그 틈이 결정적일 수 있다.
정답 위로 그어진 붉은 색연필을 이유로 틀린 채점을 맞게 고친
그때 그 일은 늘 결정적 틈,
남아 있는 가능성을 잊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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